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번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명을 “무가치하다”고 깎아내렸고, 테헤란은 지난달 워싱턴과 맺은 휴전 이행을 공식적으로 중단했다. 미군은 이제 9일 연속으로 이란 목표물을 타격했다. 미군 세 번째 전사자가 확인됐다. 이란 미사일은 요르단을 타격했고, 쿠웨이트에 대한 이란의 공격은 발전·담수화 시설 일부를 마비시켰다. 있는 그대로 읽으면, 3월 5일경 처음 발발해 한때 끝나가는 듯 보였던 이 전쟁이 지금까지 중 가장 나쁜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기준, 다우 선물은 0.2%, S&P500 선물은 0.3%, 나스닥100 선물은 거의 0.7% 오르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런 뉴스에 움직여야 할 자산인 금값은 오히려 소폭 하락해 4,01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헤드라인과 실제 시세 사이의 이 간극은 한 번쯤 짚어볼 가치가 있다. 이게 전쟁 5개월 차에 접어든 지금, 시장이 실제로 이 분쟁을 어떻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경위
이 전쟁은 일직선이 아니라 여러 번의 순환 곡선을 그려왔다. 7월 초 급격히 재격화되며 코스피가 하루 만에 5.54% 빠지고 다음 날 다시 8.29% 폭락해 올해 세 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재점화되면서 유가는 약 9% 급등했다. 한국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91.94까지 치솟았다. 그러다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에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진전 신호 발언에 힘입어 코스피는 단 하루 만에 장중 9%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7달러 선까지 되밀리며 3월 초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그 진정 국면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란과 미국은 그 양해각서 해석을 두고 거의 즉시 이견을 드러냈고, 7월 18일 테헤란은 이를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미군의 9일 연속 공습, 요르단·쿠웨이트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 20개 마을을 단수 상태로 만든 담수화 시설 피해, 그리고 거의 5개월간 17명에 달하게 된 미군 전사자 수까지 — 지금의 국면은 전쟁 발발 이후 가장 지속적인 군사적 충돌이다.
실제로 가격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
유가는 이 전쟁이 시장에 전달되는 핵심 통로였고, 단순히 오르기만 한 게 아니라 양방향으로 극심하게 출렁였다. 브렌트유는 이번 주 장중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잠깐 넘어섰다가 다시 88.50달러 선으로 되밀렸다. WTI는 82.35달러 부근이다. 7월 중순의 87달러 안팎 소강 국면보다는 눈에 띄게 높은 밴드지만, 일방적인 패닉성 급등과는 거리가 멀다. 트레이더들은 확전과 완화 신호를 거의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란이 “국익에 기반한”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자 오늘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아시아 증시가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일본 닛케이225는 금요일 4.03% 급락해 64,140에 마감했고, 토픽스 지수도 2.72% 하락했다(일본 증시는 월요일인 오늘 휴장). 코스피는 전 세계에서 가장 극단적인 사례다. 블룸버그는 이제 코스피를 “세계에서 가장 변동성이 큰 주요 벤치마크 지수”로 표현한다. 실현 변동성이 60%를 넘어 닛케이의 거의 두 배에 달하고, 한국거래소는 올해 들어서만 서킷브레이커를 일곱 번 발동했는데 그 절반 이상이 이 분쟁과 맞물려 있다.
헤드라인과 맞지 않는 부분
여기가 진짜로 흥미로운 지점이다. 오늘 아침 미국 증시 선물은 상승하고 있고, 이런 지정학적 충격에 대한 교과서적 헤지 자산인 금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만약 전쟁 격화가 단순한 안전자산 쏠림을 일으키고 있는 거라면, 이런 그림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시장 전략가들이 실제로 하는 말이 이 설명의 일부다. 투자자들은 “고조된 지정학적 리스크와 더 넓은 시스템 충격의 가능성을 구분해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지금 시장이 지켜보는 전달 경로는 “전쟁이 확산된다”가 아니라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으로 옮겨붙는다”는 쪽이다. 브렌트유가 여전히 이전 고점보다 한참 낮은 데다 오늘도 장중 급등분을 다시 반납한 상황이라, 7월 초와 같은 강도로 그 특정한 공포가 재점화되지는 않은 셈이다. 나머지 절반은 단순한 피로감과 경쟁하는 뉴스 흐름이다. 이미 위기와 진정을 여러 차례 오간 5개월 차 전쟁에서, 이번 주 미국 투자자들의 관심은 알파벳·인텔·IBM·테슬라가 줄줄이 실적을 발표하는 빡빡한 일정에도 쏠려 있다. 다음 호르무즈 헤드라인보다, 이 실적들이 AI 수익화에 대해 뭐라고 말할지에 포지션을 잡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림을 바꿀 변수
사상자 수 헤드라인보다 이 세 가지를 지켜볼 만하다. 이란이 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대로 실제 대화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지금의 공습 사이클이 7월 초 코스피와 유가를 격렬하게 뒤흔들었던 바로 그것 — 호르무즈 해협 자체를 물리적으로 봉쇄하거나 통행세를 물리려는 또 다른 시도 — 로 이어지는지. 브렌트유가 90달러를 의미 있게 돌파해 그 위에 머무는지 — 오늘 시장이 대체로 무시하고 넘어간 인플레이션 전이 서사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는 지점이 바로 거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스피의 서킷브레이커 패턴이 다시 반복되는지 — 헤드라인이 시사하는 심각성과는 별개로, 국제 시장이 이 특정 전쟁을 실제로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가장 깔끔하게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됐기 때문이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금융·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사상자 수·가격 수준·시장 데이터는 발행 시점 기준 공개 보도를 인용한 것이며, 진행 중인 분쟁의 특성상 빠르게 바뀔 수 있으니 실제 의사결정 전 최신 정보를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NPR — The U.S. and Iran blow past red lines as they lurch back toward all-out war
- Al Jazeera — Iran suggests MoU ‘suspended’ as 50 killed in US strikes in July
- CNN — July 19, 2026: US begins ninth night of strikes, Iran claims new wave of missiles launched
- CNBC — Oil prices erase gains after Iran says U.S. talks could be pursued based on national interests
- Bloomberg — Oil Jumps, Bonds Fall as US-Iran Attacks Escalate: Markets Wrap
- Bloomberg — South Korea Stock Boom: Why Kospi Is World’s Most Volatile Benchmark Stock Index
- 파이낸셜뉴스 — [마켓인사이트] 이란전쟁 악재 끝나나…코스피 반등 지속 기대
- Yahoo Finance — Stock market today: Dow, S&P 500, Nasdaq futures edge up as oil turns lower